광고 단가 하락, 협찬 감소, 알고리즘 변화… 크리에이터들은 항상 자신들의 수익이 불안정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나는 다음 달에도, 내년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크티(CTEE) 신효준 대표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들려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가 왜 ‘월급 같은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크티가 어떤 방향으로 이 문제를 풀고 있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크리에이터에게도 ‘월급 같은 구조’가 필요한 이유
신효준 대표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강조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인간이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꾸준한 수익이다.”
한 번에 몇 천, 몇 억을 버는 ‘대박’보다,
매달 얼마를 꾸준히 벌 수 있느냐가 삶의 안정감을 좌우한다는 거죠.
<인터뷰 전체 영상으로 보기>
그래서 크티가 바라보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이걸로 10억 벌었습니다!” 보다는
“3년째, 매달 50만 원·200만 원을 꾸준히 벌고 있습니다”에 더 관심을 둡니다.
실제로 크티에 초기부터 함께한 한 크리에이터는
몇 년째 한 달 40~50만 원을 거의 등락 없이 꾸준히 벌고 있다고 해요.
2. 공연 티켓 펀딩부터 크티까지: ‘팬미팅 플랫폼’에서의 피벗
크티의 시작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2-1. 크라우드티켓에서 본 가능성
<공연에 투자하고, 티켓으로 보상받는 서비스, 크라우드티켓 소개영상>
2010년 중 후반, ‘크라우드 펀딩’ 이라는 개념이 국내에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때, 신효준 대표는 공연 기획 비용을 펀딩으로 미리 모으고, 티켓으로 보상하는 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공연 티켓이 5만 원이라면
15만 원짜리 “백스테이지 투어 + 인사 포함 티켓”을 만들고
관객들이 각자 원하는 만큼 펀딩·구매하는 구조.
이 모델은 공연 기획자에게는 손해 보지 않는 안전장치,
팬들에게는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경험 상품이 되었죠.
2-2. “유튜버도 공연을 하나요?”
그러다 어느 날, 한 유튜버가 팬미팅·공연을 함께 해보자고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유튜버가 무슨 공연을 하지?”라는 인식이 강했고,
결국 그 기획은 다른 플랫폼에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티켓팅 서버가 터질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 것을 보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걸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때부터 크리에이터 팬미팅·페스티벌 플랫폼으로 방향을 잡게 되죠.
3개월 만에 초기 투자를 받고,
성수동 대형 공간에서 크리에이터 20명을 모아 1,500명 규모의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습니다.
<크티에서 진행한 루디페스티벌>
2-3. 코로나, 그리고 모든 것이 ‘0원’이 된 순간
그러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오프라인 팬미팅/공연 비즈니스는 하루아침에 매출 0원이 됩니다.
팬미팅은 욕 먹는 일이 되었고
사람들을 모으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되어버렸죠.
이 시기 이후, 신효준 대표는 다시 고민합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영상만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너무 불안정하구나.
광고와 협찬에 기대지 않고,
조금 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줄 수 없을까?”
그 질문이 지금의 크티(CTEE)를 만들었습니다.
3. “구독자 10만이 아니어도 됩니다” – 크티 데이터로 본 현실적인 숫자
크티에는 지금 약 2만 명의 크리에이터,
그들이 올린 7~8만 개의 디지털 콘텐츠가 쌓여 있습니다.
신효준 대표가 이 데이터를 매일 들여다보며 깨달은 건, 바로 이겁니다.
“생각보다 구독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크티 내부 데이터를 기준으로,
월 6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들의 평균적인 규모를 보면
팔로워 약 900명 수준에서도 이 정도 수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900명이면 무조건 60만 원 번다”는 일반화는 위험합니다.
콘셉트, 상품력, 가격, 팬의 충성도, 구매 동기 등 변수가 너무 많으니까요.
다만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건,
“10만, 20만 구독자가 아니면 수익화가 안 될 것 같다”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만 잘 짜면 훨씬 작은 규모에서도 지속 가능한 수익이 가능하다”는 현실입니다.
크티가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조회수와 광고 단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 파일과 팬을 기반으로 한 나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
4. “파일이면 다 콘텐츠입니다” – 디지털 소상공인이라는 관점
크티가 부르는 ‘콘텐츠’의 정의는 단순합니다.
“이메일에 첨부할 수 있는 모든 파일은, 다 팔 수 있다.”
즉, 컴퓨터 폴더 안에 들어 있는 PDF, 이미지, 텍스트, 템플릿, 오디오, 영상…
형태를 막론하고,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면 그것은 이미 디지털 상품입니다.
인터뷰에서 실제로 언급된 사례를 몇 가지 정리해보면:
유·아동/교육 영역
<아굥TV 크티 플레이스> 어린이집, 유치원, 집에서 아이랑 놀 때 쓰는 학습지, 놀이 교구 도안
엄마나 선생님이 프린트해서 바로 쓰는 디자인 파일
사진·영상 크리에이터
<태영작가 크티 플레이스> 사진작가의 프리셋
전자책·노하우
<노트스탑 크티 플레이스> 자신이 공부하고 정리한 국가자격증 요약노트 PDF
자격증 준비 경험을 정리한 텍스트 파일
여행 크리에이터
<여행유튜버 일짜여행 크티 플레이스> “오사카 2박 3일 자유여행 코스” 같은
개인화된 여행 코스 가이드북
이런 파일들은 모두,
누군가에게는 “당장 돈 주고라도 사고 싶은 시간 절약템”입니다.
그래서 신효준 대표는 크리에이터를 ‘디지털 소상공인’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낮춰 부르는 말이 아니라,
삶과 맞닿은 비즈니스라는 의미에서의 소상공인입니다.”
동네 가게 사장님이
단골 관리도 해야 하고
매장도 챙겨야 하고
매출·재고·비용도 관리해야 하듯이,
디지털 소상공인 역시
팬/고객 관리
상품 구성
매출·정산
콘텐츠 운영을 모두 챙겨야 합니다.
크티는 이 디지털 소상공인들이
“파일만 올려두면, 24시간 자동으로 팔리는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자 마켓입니다.
5. 크티 2.0: 콘텐츠 판매에서 ‘전체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로
지금까지의 크티가 주로 풀어온 문제는
“디지털 파일을 판매하는 크리에이터의 불편함”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메일로 파일 보내주고
따로 계좌이체 받고
구글 드라이브 링크 관리하고…
지금은
크티에 파일 한 번 올려두면
팬은 결제 후 자동으로 다운로드
크리에이터는 정산 내역만 보면 되는 구조로 바뀌었죠.
하지만 팀 내부에서는 이런 고민이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는 콘텐츠 판매자에 국한된 게 아닐까?
진짜로 모든 크리에이터의 수익 구조를 도울 수 있는 제품이 될 수는 없을까?”
그래서 준비 중인 것이 크티 2.0입니다.
크티 2.0이 지향하는 것은,
을 한 곳에서 묶어 운영할 수 있는 올인원 솔루션입니다.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광고 수익에만 매달리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팬과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인 거죠.
6. 광고를 끄고, 콘텐츠를 켜다 – 크티의 마케팅 방식
흥미로운 지점은 마케팅 방식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매달 수백~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쓰고
유입과 설치 수치를 KPI로 삼지만,
크티는 어느 시점부터 과감하게 광고 집행을 꺼버리고,
대신 ‘수상한 팟캐스트’ 같은 자체 콘텐츠를 쌓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광고는 끄는 순간, 모든 게 사라진다.
반면 인터뷰·컨텐츠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된다.
이 팟캐스트는
크리에이터가 스스로의 고민을 길게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이자
크티팀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는 창구이고
동시에, 크티라는 브랜드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장기적인 브랜딩 채널입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보면, 크티가 말하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광고에만 돈 쏟는 회사가 아니라,
당신과 똑같이 ‘콘텐츠를 꾸준히 쌓는 길’을 선택한 팀이다.”
7. “모든 사람이 크리에이터인 세상”을 향해
인터뷰 마지막에 신효준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이렇습니다.
“나도 온라인으로 돈 좀 벌어볼까?”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 되는 세상.구독자 10만 명이 아니라도,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파일로 만들어
디지털 소상공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세상.
당근마켓이 “모든 사람을 중고 소상공인”으로 만들었다면,
크티는 “모든 사람을 디지털 소상공인”으로 만드는 인프라가 되고 싶어 합니다.
크리에이터로 이미 활동 중인 분이라면,
지금 내 폴더 안에 있는 파일 중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시간을 절약해 줄 만한 것,
내가 정리해둔 지식과 경험은 무엇인지 한 번 떠올려 보세요.
그게 바로, 월급처럼 꾸준한 크리에이터 수익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